화창한 가을. 파란 하늘 가득 뭉게구름이 가득한 날. 동명아동복지센터 아이들과 가을 소풍을 다녀왔습니다. 평소 외출이 쉽지 않은 아이들을 위하여 일대일로 임직원 자원봉사자를 매칭하여 함께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으로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.
(▲ 늘 어려운 단체사진 찍기)
분기별 꾸준히 만나고 있지만 그래도 늘 처음은 어색합니다. 이름을 부르며 자원봉사자가 열심히 아는 척을 해보아도, 새침하게 들은 척도 안 해줍니다. 일대일 짝꿍을 선택하는 시간.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최대한 환하게 웃어 보여도, 결국 아이들이 선택한 자원봉사자는 지난번에 왔던 자원봉사자였습니다. 아직 출발도 안 했는데 처음 온 자원봉사자가 자신도 다음에 다시 오겠다고 합니다. 그렇게 한바탕 다 함께 웃고, 자원봉사자와 아이가 손을 꼭 잡고 동물원으로 향했습니다.
(▲ 동물원으로 출발!)
아뿔싸! 그런데 동물원에 가기도 전에 놀이터를 만났습니다. 동물원에 가면 더 재미있을 텐데, 가자고 해도 안 갑니다. ‘언제 또 이런 날이 있을까?’ 그냥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실컷 놀이터에서 놀게 두었습니다. 그네 좀 밀어달라는 아이. 뺑뺑이 돌려달라는 아이. 이제 시작인데 자원봉사자들의 얼굴에 땀이 맺힙니다. 그래도 자원봉사자도 아이도 마냥 즐거워 보였습니다.
(▲ 아이들의 참새방앗간)
(▲ 그냥 지나칠 수 없지요)
실컷 논 것 같은데도, 동물원에 안 가고 놀이터에 더 있겠다는 아이들을 살살 달래 마침내 동물원에 들어갔습니다. 안 간다고 하더니만, 아이들이 동물을 보자 전속력으로 뛰어다니기 시작했습니다. 제일 처음 만난 원숭이도, 그 다음에 만난 코끼리도. 그림책에서 TV에서 봤던 동물들의 모습에 아이들의 초롱초롱 눈을 빛내며 동물원을 누비기 시작했습니다. 아쉽게도 호랑이와 사자는 없는지, 잠을 자서 안 보이는 건지 모르겠지만 다른 동물들은 인심 좋게 가까이 와주어 실컷 볼 수 있었습니다.
(▲ 엄청 크고 멋진 코끼리)
(▲ 귀여운 수달도 봤어요)
전속력으로 달리는 아이를 놓칠세라 자원봉사자도 열심히 달렸습니다. 조금이라도 아이들이 지루해할까, 친구들이 단체로 화장실을 간 사이 남아 있는 아이들에게 땅따먹기 게임을 알려주었습니다. 재밌어 뵈는지 화장실 다녀온 아이들까지 게임에 합세했습니다. 결국 또 꼼짝없이 동물원 한구석에서 게임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.
(▲ 재밌는 땅따먹기 게임)
그렇게 오후 내내 놀고 보고 웃고 간식을 먹고 나니 하루가 다 갔습니다. 처음에 주저주저하던 아이들이 이제야 자원봉사자의 손을 덥석 잡아주게 되었는데. 벌써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. 못내 아쉬워 다 함께 손을 잡고 주차장으로 갔습니다. 다음에 만나면, 혹시라도 그 사이 좋은 엄마 아빠에게 입양이 되어 다시는 못 만날 수도 있지만, 다음에 또 만날 수 있다면 그때는 더 신나게 놀아주어야겠다고 자원봉사자들이 다짐했습니다. 그렇게 아이에게도 자원봉사자에게도 즐거운 하루가 또 마쳤습니다.